
색감 깡패로 유명한 리코사의 GR2라는 친구를 알게된 것은 2018년, 영화에서 게임 업계로 전향 후 첫 회사에 입사했을 때 였다.
나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당시의 사수님께서 가끔 회사 옥상에 올라가 사진을 찍고는 했었는데, 그게 너무 멋져보였다.
그렇게 가끔 디지털 카메라.. 뭐가 좋을까 기웃거리던 도중, 덕질 중이던 아이돌 그룹 멤버가 gr2를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색감이 너무 예쁘고 작은 것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지.
카메라 사진과 작례를 저장해놓고 좋아하는 사진첩에 넣어뒀지만 그림의 떡이나 다름이 없었다.
일단 중고 매물도 별로 없었거니와, 슬프게도 자취를 시작해 통장의 돈이 줄줄 새어나가던 사회 초년생이 구매하기에는 너무 큰 금액이었다..
잊고 살다가 2023년 가을에 드디어 디지털 카메라를 구매하게 되었다.
구매 전.. 보통은 신형으로 구매하는 것이 더 맞겠지만, gr2 중고를 구매할지 gr3를 구매할지 한창을 고민한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는 gr2 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그 포지티브 필름의 색감이 달라졌다는것과 내장 플래시가 사라졌다는 것...
색감때문에 사려는데 색감이 달라졌다니? 하고 고민을 했지만 결정적으로 손떨방의 유무로 인해 gr3 승!

순정 모델 구하는게 더 어려워서 병행으로 스트릿 에디션으로 구매했다.
그리고 몇 년 동안 고민하던 리코를 얻게 된 기쁨도 아주 잠시, 이 카메라는 내게 너무너무 어려운 친구였다...ㅋㅋ
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사진을 평소에 잘 찍지도 않아 바닥을 치는 내 실력에 입문기를 리코로 사버린.. 바보였던것
처음에 굉장히 당황한 이유들이 있다..
- 줌... 줌이..없어..
- 조도가 부족한 상황에 AF 가 정말 개똥같음
- 뷰파인더가 없음.
- 화면 고정. 틸트 안됨.
키가 크지 않은 내가, 좀 높은 곳을 찍으려는 상황이다?
당연하게도 화면을 봐야하는데 틸트가 안되는 화면이니 카메라가 기울어진다. 일단 내 기억에 기본 설정으로는 수평계가 없고, 수평이 안맞고, 왜곡이 정말 정말 도드라진다. 특정 상황에선 재미있는 사진이 될 수 있겠지만^~^
찍고 싶은건 따로 있는데 아래의 땅만 무지하게 길게 나온다던가.. 하하 재미있기는 하겠다. 못찍어서 웃긴 사진이 된다.
그리고 사람은 더 찍기 어려웠다. 찍고나면 구박만 받았음..
아무튼 화각과 줌, 화면 고정 등등 총체적 난국으로 내가 보는 것, 찍고 싶은 것과 리코의 결과물의 괴리감은 주었고..
한동안 리코는 장롱 깊숙히 어딘가에 ... 처박혀있었다.
당연히 비싼 돈 주고 샀는데 뭔가 다 될거라고 생각했지ㅠㅠㅠㅠ

그러다 올 해 봄, 남친의 카메라 앓이로 엉겹결에 나도 다시 사진 공부를 하게 된다.
일단 대학 시절에 사진 공부했던걸 죄다 잊어버렸고, gr3 라는 카메라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낮아서..
하나하나 공부를 다시 하게 되었음.
다음 편에 하필 gr3로 입문한, 사진을 1도 모르는, 나같은 사람을 위해 써보려구 한다.
나의 적응기는 2편으로 다시


장롱에 처박혔다가 가까스로 구출된 리코.. 첫 서울 출사 사진





